01 — 왜 이 연료인가
더 오래 돌리려면더 잘 식혀야 합니다
SMR의 경제성을 올리는 길 중 하나는 한 번 장전한 연료로 더 오래 운전하는 것입니다. 농축도를 높인 우라늄(HALEU)을 쓰면 주기를 늘리고 노심을 작게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같은 크기에서 출력이 올라가므로, 열을 더 잘 빼내지 못하면 안전 여유가 줄어듭니다.
그래서 금속 연료가 다시 주목받습니다. 열전도가 좋고, 무엇보다 원하는 모양으로 뽑아낼 수 있습니다. 나선형 십자 연료(HCF)는 그 자유도를 쓴 설계입니다. 네 잎 십자 단면을 축을 따라 천천히 꼬아 놓으면, 냉각재가 그 골을 따라 돌면서 스스로 섞입니다.
선행 연구는 이 형상이 기존 연료보다 전열면적을 크게 늘리고, 무엇보다 지지격자를 없앨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격자는 봉을 잡아 주는 대신 압력손실을 만드는 부품입니다. 격자 없이 섞을 수 있다면 펌프 동력을 아끼면서 열을 더 뺄 수 있습니다.
최적화한 형상 기준 전열면적 증가 — 비등경수로 +29%, 가압경수로 +40% (Conboy 등)
02 — 형상
네 잎 단면이 축을 따라 돕니다
단면은 네 개의 잎이 뻗은 십자 모양입니다. 잎 끝은 이웃 봉에 거의 닿아 있어 봉끼리 서로를 지탱합니다. 이 단면이 축을 따라 돌면서, 봉 사이의 빈 공간(서브채널)도 함께 돌아갑니다.
손잡이를 끌어 보세요
- 비틀림 피치 λ
- 17.1cm
- 한 피치를 지나면 단면이 90° 돌아 같은 모양으로 돌아옵니다
- 축방향 거리
- 4.3cm
- 서브채널
- 봉 네 개가 둘러싼 빈 공간. 냉각재가 지나가는 길입니다


03 — 문제
안을 볼 방법이없었습니다
이 형상의 성능을 설계에 쓰려면 검증된 상관식이 필요하고, 상관식을 만들려면 실제 속도장을 재야 합니다. 그런데 HCF 서브채널에서는 PIV 수준의 3차원 속도장 데이터가 공개된 적이 없었습니다.
광학 계측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봉 사이 틈은 좁고 구조물은 곡면투성이라, 빛을 넣어도 경계마다 꺾입니다. 탐침을 꽂으면 재려던 유동 자체가 달라집니다. 선행 연구는 압력손실이나 출구 농도 분포처럼 바깥에서 잴 수 있는 양에 머물렀고, 해석 쪽에서도 RANS 계산이 압력손실조차 제대로 맞히지 못했습니다.
04 — 방법
빛 대신 자기장으로 잽니다
자기공명 유속계(MRV)는 병원 MRI와 같은 원리를 씁니다. 자기장에 기울기를 걸어 두면, 같은 시간 동안 더 멀리 움직인 물일수록 신호의 위상이 더 많이 어긋납니다. 그 어긋난 양을 읽으면 속도가 됩니다. 빛을 쓰지 않으니 불투명해도, 구조물이 복잡해도 상관없습니다.
세 방향으로 따로 속도를 새기면 3차원 공간의 3성분 속도장을 통째로 얻습니다. 대신 한 번 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시간에 따라 변하는 값이 아니라 시간 평균한 값을 얻습니다.
05 — 시험부
3D 프린터로 뽑고 MRI에 넣었습니다
3 × 3 봉다발을 광경화(SLA) 3D 프린터로 출력하고, 다섯 구간을 이어 붙여 다섯 비틀림 피치 길이로 만들었습니다. 자석 안에 들어가는 부품은 모두 비자성 재질이어야 해서, 고정 나사까지 폴리카보네이트를 썼습니다. 펌프와 유량계는 관측창이 있는 별도의 조종실에 두고, 호스만 자석실로 넘겼습니다.
출력면의 거칠기도 확인했습니다. 거칠기 레이놀즈수가 2.36으로 수력학적 매끈 영역(5 미만)에 들어, 프린팅 표면이 이차유동 구조를 바꿀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 배열
- 3 × 3
- 비틀림 피치
- 17.1 cm
- 수력직경
- 7.68 mm
- 레이놀즈수
- 1.0 × 10⁴
- 시험부 길이
- 85.5 cm
- 작동유체
- 20 mM CuSO₄
- 복셀 크기
- 0.3 mm
- 속도 부호화 (축 / 횡)
- 150 / 25 cm/s
- 측정 위치
- 4
- 위치당 취득 시간
- 2 h
06 — 믿을 수 있는가
먼저 스스로를 검증했습니다
측정한 축방향 속도를 단면마다 적분해 유량을 되짚어 보고, 유량계가 읽은 값과 비교했습니다. 네 곳 모두에서 설정값과의 차이가 3.5% 안에 들었습니다. 속도 불확도는 같은 조건으로 두 번 잰 자료의 차이에서 구했고, 축방향은 약 5 cm/s, 횡방향은 1 cm/s 아래였습니다.
- 유량 일치
- ±3.5%
- 재구성 유량과 유량계 값의 차이
- 축방향 불확도
- 4.1 – 5.2 cm/s
- 속도 부호화 한계 대비 2.7 – 3.8%
- 횡방향 불확도
- 0.81 – 0.96 cm/s
- 이차유동을 재기에 충분한 감도

07 — 언제부터 반복되는가
벌크는 한 피치, 국소는 두 피치
형상이 한 피치마다 되풀이되므로 유동도 언제부터 되풀이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단면끼리 축방향으로 얼마나 닮았는지를 상관계수로 재 봤습니다.
전체 유량 분포는 한 피치만 지나도 거의 반복 상태에 들어섰습니다. 다만 벽 가까이의 국소 분포는 그보다 늦어, 두 피치(L/Dh ≈ 45)까지 가야 수렴했습니다. 해석 격자를 어디서부터 잡고 주기 경계를 어디에 둘지 정할 때 쓸 수 있는 기준입니다.
- 벌크 유동
- 1λ
- 국소 분포 (벽 근처)
- 2λL/Dh ≈ 45
08 — 어디로 얼마나
가운데로 몰립니다
서브채널마다 흐르는 양이 면적에 비례하지 않습니다. 모서리 칸은 두 면이 덕트 벽에 막혀 가장 적게 흐르고, 안쪽 칸으로 갈수록 몰립니다. 평균을 1로 놓았을 때의 비율이 유량 분배 계수입니다.
칸을 눌러 값을 확인하세요
서브채널 6 · 안쪽
1.221
사방이 열려 있어 유동이 몰립니다.
- 안쪽
- 1.218평균
- 가장자리
- 0.971평균
- 모서리
- 0.840평균
측정 범위 0.83 – 1.221 · 오차 막대 ±4.81% · 균등 분배 = 1.0
09 — 섞이는 과정
와류가 가운데 붙박이로 있지 않습니다
횡방향 속도는 축방향의 4% 남짓입니다. 작아 보이지만 이 흐름이 열과 물질을 옆 칸으로 나릅니다. 한 피치를 다섯 장의 단면으로 나눠 보면, 봉 네 개가 둘러싼 한가운데의 코어 와류가 제자리에 있지 않고 반시계 방향으로 옮겨 다니는 것이 보입니다.






- 노란 원 — 안쪽 코어 와류
- 빨간 윤곽 — 서브채널 사이 전단층
축방향 위치 x/λ = 0.088
봉이 서로 맞닿은 채 돌기 시작하는 자리입니다. 봉 둘레를 감아 도는 흐름과, 봉 네 개가 둘러싼 한가운데의 코어 와류가 이미 뚜렷합니다.
이차유동 강도
4.87%
축방향 속도 대비
측정 구간 3.66 – 4.87% · 논문 Fig. 8 을 옮겨 그린 곡선입니다
왜 옮겨 다닐까
와류가 벽에 가까워지면, 벽 너머에 거울처럼 맺힌 반대 방향 와류가 벽과 나란한 방향으로 밀어냅니다. 미는 세기는 벽까지의 거리에 반비례합니다. 여기에 날의 앞면과 뒷면 사이에 생기는 압력 차가 더해져, 와류의 균형점이 축을 따라 조금씩 옮겨 갑니다.
10 — 옆 칸으로
가로 방향 계면이 더 활발합니다
안쪽 네 칸 사이의 네 계면을 지나는 유동을 계면마다 따로 계산했습니다. 코어 와류가 12시에서 9시 방향으로 돌아가면서, 그 방향의 계면으로 유체가 더 빨리 실려 갑니다.
세로 계면 두 곳은 측정 위치가 달라져도 비슷한 값으로 모이는 반면, 가로 계면 두 곳은 교환이 더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옮겨 다니는 와류가 가로 틈을 통해 이웃 칸과 더 직접 부딪힌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센 것은 평균 압력차가 만드는 전향 유동입니다. 난류가 만드는 교환 성분은 이번 측정에서 다루지 않았고, 이어지는 연구에서 채울 부분입니다.
11 — 정리
무엇을 얻었나
이차유동 강도 3.66 – 4.87%
격자 없이도 섞입니다
날이 만드는 압력 차가 코어 와류를 계속 붙들어 두고, 그 와류가 칸 사이로 유체를 나릅니다. 지지격자 없이 혼합이 일어난다는 뜻이고, 압력손실을 덜 내면서 열을 뺄 수 있다는 근거가 됩니다.
해석을 검증할 기준이 생겼습니다
속도장, 불확도, 주기성, 유량 분배를 한 벌로 묶어 두었습니다. 서브채널 코드의 상관식을 맞추거나 CFD 난류 모델을 검증할 때 기준값으로 쓸 수 있습니다.
실험이 말해 주는 것과 아닌 것을 갈랐습니다
평균 압력차가 만드는 전향 유동은 측정값에서 직접 계산했고, 난류가 만드는 교환 성분은 따로 두었습니다. 검증(V&V)에서 무엇이 실험에 근거하고 무엇이 모델에 기대는지 구분됩니다.
남은 것
3 × 3 에 덕트 벽이 붙어 있어, 이차유동 강도는 실제보다 낮게, 안쪽 칸의 유량 집중은 높게 나왔을 가능성이 큽니다. 더 큰 배열에서 벽에서 먼 가운데 칸을 보는 것이 다음 순서입니다.
출처
H. Moon, H. Dong, S. Oh, M. Song, and S. Song, “In-depth flow investigation in subchannels of helical cruciform fuel using magnetic resonance velocimetry,” Physics of Fluids 38, 085111 (2026).
측정 그림은 위 논문에서 가져왔고, 상호작용 그림과 개념도는 논문을 바탕으로 다시 그렸습니다.
본 연구는 혁신형 SMR 기술개발사업단(과학기술정보통신부, No. RS-2024-00404240)과 한국연구재단(과학기술정보통신부, No. RS-2024-00461440)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습니다.
